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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즈음에...(2001년에 쓴 글)

카테고리 없음 2007. 12. 17. 00:11
우리의 믿는 도리의 사도시며 대제사장이신 예수...(히 3:1)

I.
먼 옛날 중학교때 배웠던 시 중에 '서러운 서른 살'이라는 구절이 나오는 작품이 있었지요. 열 댓살 쯤 되었던 저로서는 '왜 서른 살이 서러워야 하는가'에 대해 이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이제, 우리 나이로 서른 살을 지나 만 서른 살이 되는 해에 접어들면서 생각해 보니 서른 살이 서러운 이유에 대해 알 것 같다고 느껴집니다. 우선, 서른 살은 20대의 꿈과 낭만을 상실한 채,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나이이고,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이들이 이루어 놓은 많은 것들(가정, 재산, 지위 등)을 이루지 못하였기에 자신이 기성 사회의 가장 밑바닥에 위치하였음을 확인하는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20대의 꿈도, 40대의 현실적 성취도 가지지 못한, 중간에 낀 샌드위치 같은 나이라는 것이지요. 그렇게 본다면 서른 살이 서럽게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II.
저는 내년부터 시작될 본격적인 사역을 앞두고, 왜 예수님이 30세에 사역을 시작하셨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눅 3:23). 예수님은 하나님이셨지만, 동시에 인간이셨고, 인간으로서 육적, 영적 사회적 성장을 경험한 분이셨습니다(눅 1:52). 예수님은 처음부터 자신의 사역 기간이 그리 길지 않으셨음을 아셨을 것이고, 그렇다면 그분이 서른 살에 사역을 시작하시기로 결정하신 것은, 서른 살이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는 때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그분 보다 두 세 살 정도 어렸을 제자들은, 3년의 훈련 기간이 끝나고 서른 즈음에 사도로서 자신들의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서른 살은 사역을 준비해온 사람이 사역을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나이로도 보입니다. 아직 20대의 체력과 열정, 그리고 이상이 남아 있는 시기이고, 또한 많은 실수를 통해 20대의 미숙함을 벗어 버렸을 나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저의 사역이, 많은 기다림 끝에, 서른 즈음에 시작하게 된 것은 바로 이 때가 가장 하나님이 보시기에 적절한 때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III.
저는 요즘 '사도'라는 개념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됩니다. 하나님은 교회 가운데 사도의 직위를 복원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앞으로 몇 십년간, 우리는 지금까지 보아온 전례가 없는 놀라운 사도들의 출현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저는 또한 주께서 약속하신 '늦은비'가 내릴 때가 다가왔으며, 지금 이 비가 내리고 있다고 믿습니다(슥 10:1). 오순절 다락방에 내렸던 '이른비'가 교회의 시작점이 되었듯, 이 늦은비는 교회를 완성시키게 될 것입니다 지금 이 말이 잘 이해가 안되신다 할찌라도, 몇년 내에 모든 사람이 인정할 수 있을 정도의 놀라운 성령의 역사가 전세계 교회 가운데 놀랍게 펼쳐지리라고 믿습니다. 이것은 교회 역사에 가끔씩 있었던 부흥의 차원을 넘어서, 역사의 완성을 위하여 교회를 그리스도의 신부되기에 부족함 없도록 준비시키게 되리라고 믿습니다. 흥분되지 않으십니까? 우리는 늘 꿈꾸던 대사명의 완수와 역사에 전례가 없었던 영적 대각성을 곧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놀라운 부흥의 한가운데에는 하나님으로부터 사도로 부르심을 받은 이들이 있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보게될 사도들은 그 숫자와 규모 면에서 초대 교회의 사도들을 훨씬 뛰어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택하신 세대'를 일으키시는 것입니다...

IV.
하나님은 제게 이러한 놀라운 때를 위해 자신을 준비할 것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저 또한 이러한 놀라운 부흥의 때에 해야할 일들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저는 그러한 약속의 말씀을 믿습니다. 저는 제가 이방의 빛으로 부르심을 받았다고 믿습니다. 현실이 어떠하든지, 다른 사람들이 절 어떻게 보던지 저는 이러한 약속을 통해서만 나 자신을 보기 원합니다. 그리고, 매일의 삶 가운데 이러한 약속의 성취를 염두에 두고 생활하기 원합니다. 그러고 보니, 서른 살이 그리 서럽게만 느껴지지는 않는군요. 하나님의 약속을 따르는 삶에 있어 서른 살은, 그리고 서른 한 살은, 또 하나의 축복된 시간이라고 믿습니다.

V.
제가 읽었던 중학교 참고서에 따르면 시인이 '서러운 서른 살'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중 하나는 이 표현이 시옷(ㅅ)을 반복함으로 청각적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저는 동일한 청각적 효과를 지녔지만 훨씬 진취적인 '사도적 서른 살'이라는 표현을 쓰기 원합니다. 사도적 서른 살... 그렇습니다. 이제 우리 믿는 도리의 사도이신 예수님이 공생애를 시작한 나이에 저 또한 공적인 사역에 들어갑니다. 아주 작은 부분이나마 예수님을 닮을 수 있어 무척이나 기쁩니다. 이제 하나님을 향한 사랑, 자신의 사역과 사역의 대상인 사람들에 대한 전적인 헌신, 그리고 쉼 없는 경건의 삶이라는 훨씬 중요한 영역에 있어서도 예수님의 모범을 닮게되기를 바랍니다. 다가오는 새해는 이러한 소망들이 이루어지는 시간이기를 기도합니다.

저와 여러분을 통하여 그분의 나라를 이루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2001년을 보내고 2002년을 맞으며

성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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