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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균형

카테고리 없음 2008. 1. 1. 00:31
사역자로 10년 이상 일하면서, 절실히 깨닫는 한가지는 장기사역을 생각한다면 늘 균형잡힌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삶의 균형이 무너진다면, 오래 사역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겠죠.

한국에서 처음 대학사역을 할때, 대학사역의 분위기를 따라 저도 참 정신없이 바쁘게 살았습니다. 연일 이어지는 사역, 불규칙한 스케쥴, 밤늦게 시작되는 교제의 시간... 물론 운동은 꿈도 꾸지 못할 상황이었죠. 뭐 엄밀히 말하면 다 주를 위해, 그리고 학생들을 위해 그렇게 한 것이니 잘못은 아니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너무 내 자신을 돌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겨울 전도여행이나 여름 MC 한번 치르고 나면 지쳐서 탈진하곤 했죠. 이처럼 극단적으로 올라갔다 극단적으로 내려가는 삶이 결국은 몸에 무리를 주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스위스의 유명한 상담가이면서 의사인 폴 투르니에가 쓴 인격 의학 (Medicine de la Personne)을 읽으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인간의 질병은 결국 지나친 열정 (passion)에서 나온다. 꼭 음식에 대한 것 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과식은 좋지 않은 결과를 낳는다. 심지어 운동이 결여된 지나친 독서도 이런 부류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책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참 마음에 와닿는 말입니다. 교회가 금연을 주장하는 것은 그것이 몸에 해롭기 때문일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운동의 부족이나 과식 또한 같은 수준으로 정죄(?)되어야 마땅할 것인데, 담배를 피는 사람은 대단히 문제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밥을 매 끼 두그릇씩 먹는 사람은 '거참 밥 맛있게 먹는다'고 칭찬하는 태도는 올바르지 못하겠죠.

바울은 '우리는 정과 욕심을 십자가에 못박은 사람들이다'고 말했습니다 (갈 5:24). 그런데 생각해 보면 우리의 삶에 아직도 욕심이라는 것이 참 많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밤에 인터넷을 하다보면 잘 시간이 넘었는데도 인터넷을 끊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것 때문에 묵상 시간이 지장을 받고, 수면이 부족하여 건강에 해를 받으면서도 욕심대로 살지 않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공부 할때도 학점 좀 더 높게 받고 싶은 욕심, 사업 할 때도 돈 좀 더 벌고 싶은 욕심, 교회에서도 좀더 인정받고 싶은 욕심에 우리는 우리 몸을 혹사하고, 그 결과는 중년 이후의 심각한 질병으로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좀더 균형 잡힌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겠습니다. 식사에 관해서도, 수면에 관해서도, 운동에 관해서도, 일에 관해서도 균형있게 살아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주를 섬기는 것이 단거리가 아니라 장거리 경주라면 지금부터 올바른 속도로 뛰는 것이 중요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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