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과 수단
카테고리 없음 2007. 12. 25. 16:12꼭 그 장교 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종교를 어떠한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듯 합니다. 예를 들어 자신은 교회에 다니지 않는 부모도 아이들은 "착한 사람이 되라고" 교회에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외에서 한인교회는 단지 교회일 뿐이 아니라 교제, 사업, 쇼핑 등을 한 번에 해결하는 한인사회의 핵심이죠. 또 자녀의 입시가 다가오면 자녀를 원하는 대학에 합격시키기 위해 안 다니던 교회나 절로 나오는 분도 많을 것입니다.
저도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하나님과의 관계를 나의 유익을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때가 많음을 느낍니다. 예를 들어, 무언가 어려운 일이 벌어지면, 기도도 열심히 하고, 하나님이 실어하실 만한 일은 삼가다가, 중요한 고비가 넘어가 마음에 여유가 생기면, 기도도 등안시 하고, 삶의 태도도 느슨해 지는 제 자신을 보게 됩니다. 부끄러운 일이지요.
성경은 우리가 하나님을 "마음과 뜻과 정성과 힘을 다하여" 사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사람이 어떠한 대상을 "마음과 뜻과 정성과 힘을 다하여" 사랑한다면, 그에게는 다른 목적이 남아 있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내가 하나님을 이렇게 사랑하니, 재정적 어려움은 없어지겠지. 내 자식은 좋은 대학 들어가겠지" 하는 생각을 할 여유가 없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하나님이 목적이고, 다른 모든 것은 수단일 뿐이지요. 하나님이 우리에게 기대하시는 태도는 그러한 태도일 것입니다.
하나님이 인간을 사랑하셨을 때, 그분은 인간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셨습니다. 자기 아들의 목숨을 버리기까지 사랑하셨으니, 그분에게 인간은 어떤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목적 그 자체였죠. 진정한 사랑이란 늘 사랑의 대상을 최고의 목적으로 놓기 마련입니다. 만약 이 사랑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한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겠죠.
하나님이 인간을 위해 그 아들을 보내심을 기념하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나는 하나님을 얼마나 내 인생의 목적으로 놓고 있는지 반성해 봅니다. 하나님이 날 무조건 사랑하시듯, 나도 하나님을 무조건 사랑하기 원합니다. 내 삶의 모든 순간은 그분을 향한 사랑의 수단이길 원합니다. 주께서 내 마음을 깨끗케 하사, 세상을 향한 사랑을 모두 제거하시길 기도합니다. 그래서, 내 마음이 그분이 기쁘게 거하실 거처로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