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점에 선 한국 교회

카테고리 없음 2012. 12. 21. 03:14

이번 선거 결과를 지켜보며 느낀 사실은, 지금 한국 사회가 전환점에 서있을 뿐 아니라 한국 교회가 전환점에 서 있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처음 유럽에 온 90년대엔,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소개하면 많은 크리스천은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엄청난 부흥"에 대해 물었습니다. 사실 그때도 한국교회가 부흥하는 시절은 아닌데, 어쨌든 외국인들에겐 그런 인식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이젠 외국인이 보기에도 한국교회는 더 이상 부흥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명백해진것입니다.

문제는 부흥이 사라지면서 한국 교회는 장년층은 여전하지만 청년의 유입은 적고, 따라서 전체적인 평균 연령이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이는 곧 교회의 보수화되고 이어졌고, 나이 많은 사람들이 듣기 좋은 소리가 곧 교회의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변화는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이 지속된다면 한국교회는 30년 내에 젊은이는 찾아보기 힘들고 노인만 남은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국 교회가 그렇게 비웃던 유럽교회의 상황이 된다는 말이죠(그런데, 지금 유럽교회는 아주 전통적인 교회를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교회는 청장년의 균형이 잘 맞습니다. 젊은이들이 꾸준히 교회로 유입되기 때문이죠).

이처럼 활기를 잃은 한국 교회는 점차 하나님의 뜻을 구하기 보다는 개인과 개교회의 성공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고, 결국 소금의 짠맛을 잃게 되었습니다.

지금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은 기독교에 적대적일 뿐 아니라 기독교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의 한부분이라고 믿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가 아무리 용을 써도 청년부가 계속 줄어드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문제는 "교회가 문제다"라는 이들의 지적이 그리 크게 틀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우리 사회의 지도인사 가운데는 기독교인이 많은데, 이들이 문제를 일으킬때마다 이들의 출석교회까지 언급되니, 세상 사람들이 교회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겠습니까? 게다가 대형교회들의 편파적인 정치참여와 세습문제, 한기총의 파행사태 등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그리스도인이 "공의로운 하나님을 믿는 사랑이 넘치는 사람들"이라는 말을 믿기 힘들어 합니다.

베드로전서 4장 17절은 하나님의 심판이 하나님의 집에서 먼저 시작된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어떤 나라를 축복하실 때나 심판하실 때, 교회에서 먼저 하십니다. 그래야 교회가 먼저 축복의 통로가 되고, 하나님의 임박한 심판을 경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한국 교회는 이미 하나님의 심판 가운데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우리가 할일은 우리의 잘못을 시인하고, 하나님의 백성이 마땅히 살아야 할 대로 사는 것입니다. 그럴 때 한국 교회는 사회를 향해 선지자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고, 그럴 때 한국 사회는 교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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